글로벌 IT 인프라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와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으로, 기업들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는 스토리지 솔루션을 필수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넷앱(NetApp, 티커 NTAP)은 하드웨어 중심의 스토리지 기업에서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관리 전문기업으로 전환하며 주목받고 있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력, 견고한 기술력, 그리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의 빠른 적응력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넷앱은 오랜 기간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만으로는 성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일찍부터 클라우드 전환 전략을 추진했다. 그 결과 현재는 퍼블릭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인프라 솔루션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주요 클라우드 플랫폼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멀티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5년 7월 기준으로 발표된 2026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서 넷앱은 매출 15억6천만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퍼센트의 완만한 성장에 그쳤지만, 세부 항목을 보면 양상이 다르다. 올플래시 스토리지 매출은 8억9천만으로 6퍼센트 증가했고, 퍼블릭 클라우드 및 마켓플레이스 매출은 무려 33퍼센트 성장했다. 영업현금흐름은 6억7천만, 자유현금흐름은 6억2천만에 달하며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강한 현금창출력 덕분에 넷앱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꾸준히 병행하며 주주환원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2025 회계연도 전체 매출은 65억7천만으로 5퍼센트 성장했고, 비GAAP 기준 영업이익은 18억6천만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28퍼센트 수준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이는 경쟁이 치열한 스토리지 시장에서도 넷앱이 기술력과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회사는 2026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66억2천만에서 68억7천만 사이로 제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퍼센트 성장에 그치는 보수적 전망이지만, 구조적 전환기에 있는 넷앱의 현실적인 판단으로 볼 수 있다. 시장은 더 이상 하드웨어 중심이 아니며, 소프트웨어와 구독형 서비스의 비중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성장률 둔화로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이라 평가된다.
넷앱의 가장 큰 강점은 AI 시대에 맞는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능력이다. 기업들이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안정적인 저장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넷앱은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중심으로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며, 하이브리드 환경에서도 일관된 데이터 관리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력은 향후 AI 인프라 수요 확대에 따라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투자 시 유의할 부분도 있다. 우선 IT지출 둔화가 지속되면서 일부 고객의 투자 계획이 연기되거나 축소되는 추세다.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클라우드 서비스 확장을 추진하면서 넷앱의 시장점유율이 압박받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수익 구조가 하드웨어보다 낮은 마진을 보일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앱은 높은 현금흐름과 주주환원정책으로 장기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종목으로 평가된다. 경기 변동기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사업 기반과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과의 협력 관계는 향후 성장의 발판이 된다. 향후 분기 실적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는지, 그리고 전체 마진이 개선되는지에 따라 주가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넷앱은 단기적인 급등을 노리는 성장주라기보다는,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기술 경쟁력을 겸비한 중장기 보유형 종목에 가깝다. 빠르게 변화하는 IT 환경 속에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는 넷앱의 행보는, 앞으로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다.